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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이콘 '동막골...'토막연필 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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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겅퀴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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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토막연필 6

검정 책보자기 안에는 언제다 책과 공책, 필통이 있었고 필통 안에는 아버지가 깎아준 연필도 있었다. 즐겁게 학교에 다니던 중, 어린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안겨 준 사건이 있었다. 일곱 살로 일학년에 입학하던 해 아마 셈본(산수)시간이었던 것 같다. 호랑이 같은 담임선생님은 문제를 내어주고 각자 해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미 알고 있는 문제여서 먼저 풀어버리고 옆자리 아이에게 자랑하며 뽐냈다. 그리고는 푸는 요령을 그 아이의 연필로 가르쳐 주었다. 사용한 그 아이의 연필을 놔두고 왔어야 할 일인데 그대로 가지고 내 자리로 와버렸던 것이다. 숙제 확인을 한 선생님에게 그 아이는 숙제를 못 푼 이유를 재치 있게(?) “ 이 아이가 내 연필을 가져가버려서 못 했어요!”하고 둘러댔던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난 선생님은 나의 변명 같은 것은 묻지도 않고 다짜고짜 나를 불러 교단 위에 세우더니 매를 휘두르며 종아리를 때렸다. “00, 앞으로 00질 할 거냐, 안 할 거냐!” 하면서 으름장을 내어보였던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사유를 얘기할 틈도 없이 00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나는 엉엉 울면서 변명을 할 틈도 없이 다시는 안 할 게요. 다시는 안 할 게요.” 하면서 애걸복걸 빌었다.

 

이 사실은 보았던 같은 반 동갑나기 사촌 여동생이 울면서 큰 어머니인 나의 어머니께 일러 바쳤다. 학교에서 돌아오자 어머니는 확인을 했지만 나는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시치미를 떼고 넘어가버렸다. 얼마 후 어머니는 나를 옷을 벗기고 목욕을 시키려다 종아리기 빨갛게 멍이 든 것을 확인하였던 것이다. 그때의 어머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금이야 옥이야 불면 날아갈까 바람 앞에 촛불처럼 나약한 늦둥이 아들인데... 그러나 어머니는 분노를 꾹 참고 네가 잘못해서 벌을 받았지!” 하며 넘어가버렸던 것이다.

그 선생님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호랑이 노릇을 했다. 나보다 한 살 아래인 군은 나보다 어리고 키도 작아 맨 앞줄에 앉았다. 선생님에게서 매를 맞았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가 학교로 좇아오더니 교실 문을 열고 울음 섞인 음성으로 막동아, 집에 가자!” 하고 부르자 군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머니의 품에 얼굴을 묵고 엉엉 하고 울어댔고 어머니도 함께 얼싸 안고 울었다. 이렇게 독하고 교양 없는 교사 선생님은 일학년 내내 나에게 무서움 증을 주었고 그것이 나의 고질병이 되어 소심공포증까지 앓게 되었다. 이렇게 지루한 일학년이 지나서 그는 상급반인 5학년 담임이 되었다. 그래도 워낙 작은 학교라 선생님을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나는 그 선생님이 무서워서 얼굴을 감추거나 피하곤 했다.

 

철이 들고 사회생활을 하던 중, 고등학교 동창생 한 친구가 선생님의 마을에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선생님의 안부를 물었다. 그는 자기의 사촌 형이라면서 벌써 고인이 되었다고 했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한 번 그 선생님을 만나나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런 사례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경험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요새 같으면 파면은 물론, 더 큰 벌을 받았을 것이다.

 

원한의 토막연필 공포는 선생님의 전출과 함께 떠나고 새로운 연필들이 나타나 나의 인생을 바꾸게 해주었다. 잉크 철필과 만년필이 그것이다. 내가 4학년이던 해에 한국전쟁이 발발하였다. 선생님은 국군장병에게 보내는 위문편지를 써 오라고 숙제를 내주었다. 나는 전투 중인 사촌형님께 쓴 위문편지를 여느 때처럼 작은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작은 아버지께서는 그것을 읽어보고는 나에게 되돌려 주지 않고 당신의 호주머니에 담는 게 아닌가. 나는 영문을 모르고 그길로 돌아와 버렸다. 다음날 아침 식사 때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작은아버지는 내가 쓴 숙제를 꺼내어 읽는 것이다.

 

친애하는 형님께

꽃피고 새우는 봄은 어느새 지나가고 앞 논 농부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주렁주렁 맺히는 이 무더운 여름에 형님께서는 공산당을 물리치시느라고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이렇게 읽고는 한 마디 하는 것이다.“저 어린 것이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줄을 알 것이요?” 그때 나는 작은 아버지의 칭찬에 참말로 내가 글을 잘 쓰는 줄을 알고 더욱 신이 나서 글을 써보려고 노력을 했다. 이때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이 평생 몸에 배이게 돼버렸고 대학 진학 때는 국문학과를 선택할까 하는 마음도 먹었었다. 비록 국문학은 전공하지 못했어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글을 쓰는 부서에서 많이 근무를 했고 또 거기서 그치지 않고 문인으로 말년을 보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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